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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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과 수단; 키바의 사례 기부 that works

키바kiva.org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이크로그레딧 중개 사이드를 한번 보자. 이 사이트를 이용해본 사람에게 이 사이트의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답할 것이다.

"먼저 로그인을 하면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의 정보가 나올 겁니다. 자신이 대출을 해주고 싶은 사람을 고른 뒤 키바를 통해 자금을 보내주는 버튼을 클릭하세요. 클릭 한 번이면 곧바로 대출이 이뤄져요. 대출을 해간 고객이 돈을 갚으면 당신은 원리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이 사이트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페루에 거주하는 마이크로크레딧 대출자에게 당신이 100달러를 대출해줬다고 하자. 그 경우 실제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 즉, 2-3주 전에 은행 직원이 이미 페루에 있는 기존의 대출자 사진을 찍고 프로필 등을 메모해 사이트에 올린다. 바로 당신이 키바 사이트에서 본 그 사진과 프로필이다.

당신이 100달러를 대출해주겠다고 클릭하는 순간 사실 당신은 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키바에 대출해주는 것이 된다. 그리고 키바는 당신에게서 대출받은 돈을 무이자로 페루에 있는 마이크로크레딧 소액대출 금융기관에 대출해준다. 다시 그 소액대출 금융기관은 연이율 40-70 퍼센트의 높은 이자로 다른 대출자들에게 자금을 빌려준다. 당신이 사이트에서 클릭한 그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에게 말이다.

따라서 만일 당신이 진짜로 돈을 빌려준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게 된다면 100달러를 영영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이 많지는 않지만 말이다. 대부분이 경우 다른 대출자들이 갚은 돈으로 돈을 돌려받고 키바 측이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소액대출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돈을 갚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 <빈곤의 덫 걷어차기> 25-26쪽

평범한 사람들은 키바를 통해 바로 자신들이 홈페이지에서 읽은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데이비드 로드만의 지적처럼 키바가 위와 같은 운영구조를 갖고 있다면 (온라인을 통해 소액 대출을 해준 기부자들은 이 돈이 금융기관을 통해 고이자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는 기부액을 늘리기 위해 고안해 낸 일종의 마케팅 머신에 가까우며, 기부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딘 칼런과 제이콥 아펠은 <빈곤의 덫 걷어차기 More than good intentions>에서 이를 두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아무리 훌륭한 전략을 짜냈다고 해도 그런 전략이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며, "자금 모집(수단)과 프로그램 운영 (목적, 빈곤완화)에 있어 서로 다른 접근을 취하는 경우를 비판한다.

기부 모금액을 늘리는 데에는 민첩하게 학습하고 발빠르게 변화하는 유연한 조직이면서 정작 빈곤퇴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서는 뚜렷한 학습효과 없이 관행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관이라고 기부자에 대해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대게 진행중인 사업 - 우물파기, HIV/AIDS 예방 프로그램, 급식, 소액대출 등등 -의 규모를 확장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인건비 등의 행정비용을 줄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식으로 기부자의 호응에 보답하려고 한다.

딘 칼런과 제이콥 아펠은 이런 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빈곤완화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들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부받은 돈이 어디에 얼마나 씌였는지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삶을 개선한다는 목적에 얼만큼 부합하도록 효율적으로 씌였는지, 그 결과는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 엄밀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천원을 쓰더라도 효과적으로 빈곤완화를 했는지가 중요하며, 천원을 기부하더라도 바로 그런 기관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모금액, 사업규모, 기부마케팅, 행정비용과 빈곤 퇴치의 효율성 사이에는 사실 유의미한 연관이 없는데도, 우리는 당연하게 이를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위에서 열거한 숫자들을 대신헤 프로그램의 효율과 효과를 보여주려면 어떤 증거들이 필요한가, 하는질문이 필요하다.  

* 키바 스캔들에 관한 논쟁을 좀더 자세히 보려면
Kiva Is Not Quite What It Seems (David Roodman's Microfinance Open Book Blog)

Frontline World 'Uganda : A Littel Goes a Long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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