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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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건축 아닌 것 ; 이 놈의 토건국가 스피릿 리플렉션 노트

"국내 사회복지 시장은 레드오션이라고 봐요. 정량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룬 국내 유수의 사회복지 기관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아프리카로 가는 거죠. 여기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펼치지 못한 어떤 이상들을 거기 가서 실험해보고 싶은 것도 있죠. ...저희는 나가면 우선 땅 사고 건물 세웁니다. 복지 인프라를 만드는 거죠. 소유권은 우리한테 두지만, 물론 운영은 현지분들에게 맡기죠. 운영권은 넘겨주고 돌아올겁니다."

이 놈의 토건국가 스피릿. 교회, 학교, 사회복지 재단. 어느 곳이든 부동산과 건축에 대한 열렬한 믿음은 한결 같다. 우리 안의 토건 개발주의, 정량적 성과주의, 건설주의를 그대로 안고 외국으로 나가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라니. 위의 얘기를 들은 누군가는 "한국의 국제개발 사업은 크게 '건축'과 '건축 아닌 것' 두 가지로 나뉜다"고 일갈했다.

국제 개발학, 그 중에서도 Urban Poverty Reduction and Development에 관심 있다고 말하면, "외국 도시에 부동산 개발하는 그런 건가?"하고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 말을 들으면 한국 사회에서 '개발'이란 단어가 쓰이는 맥락을 생각하게 된다. 발전국가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발'이란 말은 토건 국가 개발주의의 줄임말 정도로 쓰인다. 그러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국제개발'이, 우리 안의 '토건국가 개발주의'에 'international'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일수도 있는 거다.

'개발'이라고 부르든 'Development'이라도 부르든, 지금 우리가 한국 사회 안에서 생각하는 그 '개발'만큼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범위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핵심은 너와 내가 만나서 같이 하는 일, '관계' 니까.

그러니 우리 안에서 먼저 넓어지고 다양해져야 한다. 최빈국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싶다. 무엇이 '좋은'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박정희 시대부터 이제까지, 우리 안에서 특정한 방식의 개발과 성장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져 온 과정에 대해 물어야한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아름다움을 다루는 방식과 개인이 아름다운 방식을 느끼는 방식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미학적으로 무엇이 아름다운가. 우리는 무엇을 왜 좋고 아름답다고 느껴서, 그것을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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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Yuri 2010/04/09 22:28 # 답글

    한국에서 보고 느끼는 개발이라는 단어는 '오래된 것을 부수고 새롭운 것을 만든다' 이죠. 갑자기 브루마블이 생각나네요. 누가 어는 마을에 더 많은 집과 호텔을 세웠는가를 다루는 게임. 대한민국 원조는 왜 아직까지 브루마블 게임을 원하는가에 대해 저도 늘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국제개발 사업은 이렇게 두가지로 나뉘는 군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과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
  • cklist 2010/04/12 09:09 #

    브루마블 비유 씁쓸하지만 상황에 맞네요.
    블록 마실 갔었는데, 베트남에서 일하신 이야기들이 있네요.
    블록 이웃 맺고 종종 들러서 지내시는 얘기 들을게요. 이렇게 뵙게 되서 반갑습니당^^
  • 김가루 2010/04/26 14:33 # 삭제 답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여러부분 공감이 가네요.
    쉬운일이 세상에 없겠지만, 국제개발일이야말로 철학적으로, 윤리적으로, 기술적으로 고민할 부분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 cklist 2010/04/27 00:57 #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군요;;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아직 현장 경험은 못 했고 이렇게 저렇게 듬성듬성 책을 읽어나갈 뿐이지만... 말씀하신 부분에 정말 공감해요. 혼자 책을 읽는데도 이런저런 가정을 해보게 되고, 태도를 되짚게 되고, 고민하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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