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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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줄] 비열한 힘들의 승화에서 비롯된 그리스 문명 읽은 책

니체는 고대 그리스 문명이 안온함에서 싹트기는커녕 가장 비열한 힘들의 승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보다 위대하고 보다 놀라운 것은 그러한 열정들을 한 시대, 한 민족, 한 개인이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런 열정은 그만큼 더 위대하고 더 가혹한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문화를 자신들보다 더 우위에 두고서 자신을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원은 평온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 다듬어진, 검정 뿌리를 가진 식물들의 꽃인 셈이었다. 디오니소스 축제가 검정 뿌리라는 어둠과 또 그것을 통제하고 가꾸려는 노력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그리스 세계를 관찰하는 사람은, 그리스인들이 그들의 모든 열정과 악을 이따금 지극히 자연스런 취향으로 받아들이는데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그들의 마음속에 간직된 너무나 인간적인 것을 찬양하는 일을 일종의 절차로까지 제도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스인들은 이렇듯 너무나 인간적인 것들을 피할 수 없는 것들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것을 무력하게 만들려 들지 않고 오히려 사회와 종교의 관습 안에서 관리함으로써 그 인간적인 것들에 일종의 2순위 지위를 부여하는 쪽을 택했다. 실제로 그들은 인간이 소유한 권력을 신성한 것으로 여겼으며 그들의 신전 벽에 새겨넣었다. 그들은 악마적 특징으로 나타나는 본능적인 충동을 부인하지 않고 그것을 다스렸다. 그리스인들은 이처럼 야성이 넘치는 이런 물줄기를 피해를 가장 적게 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넘쳐흐르게 할 규범적인 조치를 확보해 그것들을 일정한 제식과 기념일로 묶어버렸다. 이것이 고대인들로 하여금 도덕적으로 열린 마음을 갖게 했던 뿌리이다. 사람들은 악과 의심, 그리고 적당한 해방을 받아들였지 그런 것들을 절멸하려 애쓰지 않았다."

그리스인들은 자신에게 닥친 재난을 피하려 들지 않고 그것을 세련되게 활용했다.

"모든 열정엔 단지 재앙으로만 작용하는 단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때 열정을 당사자를 어리석음의 무게로 짓누른다. 그리고 조금, 아니 한참 지나면 열정들이 영혼과 결합하여 스스로를 '영성화'하는 단계가 찾아온다. 아주 옛날에는 열정의 우둔함 때문에 사람들은 열정 그 자체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 그들은 열정을 파괴하기 위한 계획을 은밀히 세웠다. 열정과 욕망이 지난 어리석음과 그 어리석음에서 연유하는 불쾌한 결과를 피할 목적으로 그것들을 파괴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는 그야말로 어리석음의 극치로 보인다. 이빨이 아프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뽑아 버리는 치과 의사에게 우리는 더 이상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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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361 - 365쪽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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